텅왕구 양켠의 가파른 벼랑 위로는 초목이 울창하여 굵직한 관목이 있는가 하면 교목도 적지 않다. 그러나 보다 많은 것은 관목과 교목에 감겨 아득바득 위로 뻗어 오르는 덩굴 식물들이다. 발밑을 내려다 보면 좁다란 살골짜기에 한 줄기의 골물이 세차게 흘러내리는데 낙차가 비교적 크므로 여러 개의 작은 폭포를 이루었고 골물 옆으로는 산 위로 뻗은 오솔길이 나있으며 길 양켠에는 사람 키만한 관목이 무성하고 하수오 등 중약재와 일부 이름 모를 화초들이 깔려 있다. 개발된지 멀마 안되어 그런지 구텅구의 등반할 만한 곳들에는 모두 등반 금지라고 명시되어 우리는 이미 닦아놓은 석판길을 따라 올라가는 수 밖에 없었다. 골짜기는 넓은 편이 못되어 전체가 한눈에 안겨드는데 경사가 완만하고 수목이 빽빽하여 만약 비라도 내리게 되면 한결 더 정취가 있을 같았다. 그런데 가이드는 일단 날씨가 흐리게 되면 골안은 광선이 어두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무슨 정취가 있겠느냐고 한다. 양 옆으로 해를 가를 듯이 높이 자란 고목들을 보니 가이드의 말이 옳을 것도 같았다. 구텅구의 나무들은 모두 온갖 풍상을 다 겪어온 듯이 그루마다 이상야릇하게 생겼고 숲속에서는 가끔 꿩이나 다람쥐와 같은 작은 동물들이 눈에 띄였다. 물론 가장 특색적인 것은 골짜기에 뒤덮힌 덩굴식물이었다. 구텅구에는 북방에서 보기 드문 원시적 덩굴들이 하늘을 가릴 듯이 고목에 휘감겨 어떤 것은 우산이나 집채같고 어떤 것은 동굴이나 다리같으며 또 어떤 것은 그물이나 궁전같아 여러 가지 형태의 덩굴기관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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