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산 위에 높이 매달린 건물들은 물론 훌륭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바위 너머로 깊이 숨어 있는 동굴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동서향으로 앉은 포복암 은 높이 약 60m, 너비 180m, 깊이 50m의 거형 바위 굴로 이른바 천하 제1 암동이라 불린다. 운봉사 등 몇몇 사원과 초대소 하나가 이 개방식 암동에 숨겨져 있는데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보면 전각들이 들쑥날쑥하고 난간이 길게 뻗어 있어 마치 공중누각이 아닌가 싶다. 면산에는 빈 터가 거의 없으며 그나마 얼마 안되는 공지도 모두 도로와 주차장으로 되어 있어 면산의 건물은 허공에 걸려 있지 않으면 굴속에 깊이 숨겨져 있다. 따라서 면산을 유람하고난 여행객들은 구름 안개속을 거닐고 벼랑 위에서 잠을 자고 골짜기에서 식사를 한다고들 개괄한다. 나는 이보다 더 좋은 말을 생각해 낼 수가 없으므로 그저 남의 말을 빌리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깎아지른 벼랑사이를 거닐며 아슬아슬한 곳에서 미경을 감상하고 문화를 감수했던 기억만은 절대로 하나밖에 없는,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