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산 에 대한 인식은 그의 험준함을 느끼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자동차가 구불구불 뻗은 도로를 따라 면산을 향해 떠난지 얼마나 되었는지 내가 선잠에서 깨어나 보니 차는 한창 산허리를 달리고 있었다. 눈을 들어 차창밖을 내다보는 순간 나는 그만 눈앞이 아찔해졌다. 높이 1,000여 m나 되는 산벼랑이 하늘을 오르는 사닥다리마냥 천지간에 걸려있고 가파르기가 마치 칼로 베어낸듯 하여 나는 저도 모르게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차바퀴는 마치 허공에 들려있는 듯 싶고 우리는 분명 벼랑끝에서 달리고 있었으며 발밑은 그대로 만길 심연이었다. 자동차가 산길을 따라 빙빙 돌며 계속 높은 곳을 향해 기어오르는 동안 날은 점차 저물어가고 해질녘이 되어서는 저녁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다. 산은 한결 더 신비로워지고 발 아래의 벼랑은 더욱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데 맞은 편에서는 산을 내리는 차량들이 잇달아 앞으로 다가들었다. 순간 나는 얼마간 후회되었다. 기사의 침착하고 태연한 모습에서 내가 저 벼랑밑로 굴러떨어질 위험만은 없겠다 싶었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두려움을 감추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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