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골안으로 진출하여 크고 작고 높고 낮은 폭포들을 에돌아 골짜기가 거의 끝나는 곳에 이르러 산길은 목조잔도로 바뀐다. 잔도 사이에는 두 다리가 이어져 있고 다리 위에는 정자 하나가 있으며 그 밑으로 강물이 도도히 흐른다. 행인들은 이곳에 이르러 잠간 숨을 돌릴 수 있는데 마침 우리가 다리 정자에 이르렀을 때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우리는 아예 난간에 달린 긴 의자에 드러누워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한몸을 내맡겼다. 그리고는 밑에서 출렁이며 흐르는 물소리에 귀를 강구고 있노라니 정말이지 한 반달쯤 그냥 그대로 누워있고 싶었다. 잔도를 따라 잠간 위로 올라가니 가장 흥미있는 수렴동이 나졌다. 이곳은 높이 약 3m, 종횡으로 약 5m되는 천연 종유동으로 30~40명을 동시에 용납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한 줄기의 수렴 이 동굴어구에 높이 걸려 있고 물줄기가 큰 바위 위에 떨어져 진주같은 물방울을 흐트리며 쟁을 타는 듯한 소리를 내므로 여간 흥미롭지 않았다. 게다가 눈에 안겨드는 기이한 나무ㆍ괴석ㆍ물총새ㆍ산꽃들이 한폭의 조화로운 산수화를 이루었다. 큰 바위를 넘어 수렴을 뚫고 굴속에 들어가 안에서 밖을 내다보니 마치 베일을 쓴 것같은 아리송한 경치가 한결 더 아름다워 보였다. 숨을 모아 산소이온이 풍부한 시원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고나니 온 몸이 그대로 취할 껏만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