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가 작은 기발을 내흔들자 우리는 곧 골안을 향해 출발했다. 얼마를 가지 않아 쏴- 쏴- 하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와- 물이네. 이렇게 큰 강물! 누군가 벌써 소리쳤다. 와! 방금 보고 듣고 느낀 경관에다가 이 물소리까지 합치니 그 절묘함을 말로는 이루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골안의 경쾌한 냇물은 산에서 흘러내려 얼마 멀지 않은 구간에서 폭포를 이루군 하므로 쏴-하는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우리는 골물의 양안을 따라 위로 올라가는데 가끔 싸리나무와 원목으로 만든 작은 다리가 양안을 연결해 놓았다. 가이드는 열심히 매 하나의 전고를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귀담아 듣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흥분된 몇몇 어린애들이 부모들의 손에서 벗어나 깡충거리며 소리를 질러대었고 나도 곳곳에 펼쳐진 선경에 매혹되어 아이들과 어울려 여기 저기를 둘러 보았다. 그러다보니 일거양득으로 구경도 하고 아이들을 보살필 수도 있었다. 설사 사진기를 내 든다 하더라도 이 모든 경치를 다 기록해내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며 우리는 오룡봉ㆍ사신암ㆍ석동사ㆍ오룡담ㆍ오룡폭ㆍ칠성선교ㆍ추도단수 등 경관을 지났다. 추도단수ㆍ호구탈험ㆍ봉후괘인 등 우리에게 익숙한 전고들이 바로 이곳에서 생겨난 것이었다. 골 양쪽의 석벽에는 도처에 명인들의 글체와 시구들이 새겨져 있다. 골짜기를 따라 위로 올라갈 적에 제일 힌든 것은 발과 다리가 아니라 눈과 코와 귀여서 마치 오래 동안 굶어온 것마냥 죽기내기로 보고 맡고 들었다. 선경에서의 느낌은 마치 자기도 신선이 된 것 같고 가이드에게 한사코 자기의 이런 느낌을 이야기함으로써 가이드를 만족케 하였다. 골짜기의 막끝은 수렴동인데 한창 흥미에 도취된 유람객들은 차디찬 샘물에 온몸이 젖어드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안으로 뛰어들었다. 나는 잠간 주저하다가 남아서 아이들을 돌보기로 했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이 동굴안은 30~40명 정도는 넉근히 수용할 수 있는데 역대의 고승과 도인들이 속세를 멀리 떠나 수련하던 장소라고 한다. 듣고보니 이곳 전고에 그처럼 많은 신선들이 나오는 것도 완전히 이 선경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시간이 참으로 빨리도 지나갔다. 가이드가 우리에게 다음 경관으로 떠나기를 권했을 때 나는 못내 이곳을 떠나기가 아쉬웠다. 다시 한번 더 보고 다시 한번 더 이곳의 공기를 한껏 들이키고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