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밑에 서서 나는 가파른 암벽 위에 수많은 붉은 끈에 달린 방울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내는 것을 보았다. 원래 포복암의 줄방울은 면산의 유일무이한 특색이었다. 듣건대 이곳에서 묘회가 열릴 때면 발원을 한 선남신녀들은 사람을 고용하여 바위 꼭대기로부터 방물 다는 사람을 바줄로 허공에 드리운다. 그리고는 앞뒤로 흔들리는 관성을 이용해 사람을 동국 속으로 들여보내 쇠갈고리로 고정시킨 다음 천정벽에 구멍을 뚫고 방울을 달아맨다. 작업이 끝나면 다시 바줄로 방울다는 사람을 바위 아래로 내려놓는다. 이 과정은 조마조마하여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암벽위의 수많은 붉은 색 방울들은 이렇게 하나하나 부처님께 성실성을 표달하고 사람들께 아름다운 숙원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부처님이 진짜 영험하다면 반드시 이러한 선남신녀들의 정성에 감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른 아침의 면산은 공기가 얼마나 투명한지 사람을 그대로 취하게 한다. 하늘을 쳐다보면 쪽빛 바탕에 구름이 담담하고 산봉을 올려다 보면 아아하고 푸르청청하다. 깎아지른 절벽에 전각이 임립하고 숙연한 고건물에 종소리 은은하며 향불이 피어오르고 도처에 불광이 차넘치니 공령 의 느낌은 아마 이 때, 이 곳에서만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 대해 는 인간의 영혼을 맑게 해준다고 했다. 나는 대산 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심령을 정화해준다고 말하고 싶다. 하물며 이처럼 영험으로 충만된 명산임에랴. 면산은 나에게 한폭의 그림이요, 한 수의 시이다. 그것을 보고 읽노라면 나는 마치 자기가 진짜로 이 산의 우수한 천성을 만지기라도 한듯이 마음속 깊이 감지할 뿐 말로는 표달하기 어려운 느낌이 든다. |